
나트랑은 바다로 먹고사는 도시입니다. 반깐(bánh canh) 국물에 뜬 어묵, 소스 절반에 들어가는 멸치액젓, 저녁마다 해변 산책로에 널린 마른 오징어. 채식주의자가 이곳에서 보내는 첫 일주일은 대개 볶음밥과 망고, 컵라면으로 채워집니다. 달리 선택지가 없어 보이니까요. 실제로는 선택지가 아주 많습니다. 베트남의 채식 전통은 유럽에서 채식이 유행하기 훨씬 전부터 있었고, 다만 다른 이름으로 불리며 여행자가 뒤져 보는 곳과는 전혀 다른 자리에 있을 뿐입니다.
아래는 실전 편입니다. 어떤 단어를 가장 먼저 외워야 하는지, 음식은 어디서 찾는지, 주문 전에 무엇을 물어야 하는지, 그리고 아무도 말해 주지 않는 생선이 주로 어디에 숨어 있는지. 말해 주지 않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현지에서는 그걸 생선으로 치지 않으니까요.
chay — 모든 것이 시작되는 단어
핵심 단어는 chay, 발음은 '짜이'에 가깝습니다. 불교 전통에서 온 베트남어로 '정진, 채식'이라는 뜻입니다. 간판에 Quán chay나 Cơm chay가 붙어 있으면 그 가게 전체에 고기도, 생선도, 피시소스도 없다는 뜻이라 따로 확인할 게 없습니다. 이런 주방은 사실상 비건인 경우도 많습니다. 엄격한 불교식에서는 달걀과 우유를 빼고, 때로는 파와 마늘까지 뺍니다. 접시에 담긴 고기처럼 보이는 조각은 콩 단백이나 밀 단백이고, 현지 사람들은 이걸 꽤 그럴듯하게 만들어 냅니다.
휴대폰 메모에 저장해 둘 문장들. 'Tôi ăn chay' — 저는 채식합니다. 'Không thịt, không cá' — 고기 빼고, 생선 빼고. 'Không nước mắm' — 피시소스 빼고. 'Có món chay không?' — 채식 메뉴 있나요? 비건이라면 'không trứng, không sữa'(달걀과 우유 빼고)를 덧붙이세요. 소리 내어 말하는 것보다 화면을 보여 주는 쪽이 확실합니다. 베트남어는 성조 언어라 chay는 귀로 들으면 다른 단어 몇 개와 헷갈리기 쉽고, 종업원은 되묻기보다 예의상 고개를 끄덕일 가능성이 큽니다.
달력과 관련한 유용한 정보 하나. 음력 초하루와 보름에는 많은 베트남 사람이 chay를 먹기 때문에, 평소에는 채식 메뉴가 없는 곳에도 그날은 정진 요리가 등장합니다. 날짜가 맞아떨어졌다면 주저 말고 물어보세요. 있을 확률이 평소보다 높고, 주방이 아예 채식 세트를 따로 준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나트랑에서는 어디를 찾을 것인가
경로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전문 quán chay입니다. 주택가와 사원 근처에서 찾기 가장 쉽고, 간판은 대개 흰 바탕에 초록 글씨거나 연꽃 그림이 있습니다. 밥 위주에 가격은 저렴하고 영어는 거의 통하지 않지만, 필요도 없습니다. 유리장 안 쟁반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면 됩니다. 둘째는 시장과 길거리 수레입니다. 삶은 옥수수, 고구마, 두부, 바나나 튀김, 생과일. 낮 시간을 넘기기에는 좋지만 제대로 된 저녁 한 끼로는 부족합니다.
셋째는 서양식 메뉴를 쓰는 가게 중에서도 채식 메뉴가 '이 요리에서 고기만 빼 드릴게요'가 아니라 별도 항목으로 적혀 있는 곳입니다. 시내에서 가까운 예로는 43 Lý Tự Trọng에 있는 Stockholm Bistro & Co-working이 있습니다. 이곳의 채식 파트는 오이 샐러드로 끝나지 않습니다. chay 샐러드, 호박 샐러드, 콜리플라워 스테이크, 페스토 파스타, 비건 피자. 파스타는 199.000–259.000 VND, 피자는 129.000–259.000, 커피는 40.000부터입니다. 주방은 22:00까지 돌아가고 가게 자체는 매일 07:00부터 23:00까지 엽니다. 카페 절반이 아홉 시면 불을 끄는 도시에서 이건 눈에 띄는 차이입니다.
함정들: 피시소스, 육수, 그리고 '아주 조금인데요'
가장 큰 함정은 nước mắm, 피시소스입니다. 이건 고기 재료로 인식되지 않습니다. 현지에서는 그냥 소금에 가깝습니다. 그린 파파야 샐러드에 뿌리고, 월남쌈에 곁들이고, 채소 양념장과 볶음밥에도 들어갑니다. 냄새가 강한 새우젓 mắm tôm, 그리고 rau muống(공심채) 볶음에 아낌없이 끼얹는 굴소스 dầu hào도 따로 기억해 둘 만합니다. 'không nước mắm, không dầu hào'라고 말하지 않으면 기본값으로 들어갑니다.
두 번째 함정은 육수입니다. phở, bún, hủ tiếu, bánh canh는 거의 항상 뼈나 생선으로 국물을 내고, '채식' 버전이 그저 그릇에서 고기 조각만 건져 낸 것을 뜻할 때도 있습니다. 바로 물어보세요. 'Nước dùng chay không?' — 육수는 채식인가요? 세 번째는 바게트 샌드위치 bánh mì입니다. 기본 속에는 파테와 소시지가 들어가므로 bánh mì chay라고 말해야 합니다. 네 번째는 '고기는 아주 조금밖에 안 들어갔어요'라는 말입니다. 많은 요리사에게 육수 큐브, 볶을 때 쓰는 돼지기름, 피시소스 한 숟갈은 재료 축에도 끼지 않습니다.
습관 하나가 도움이 됩니다. 주문한 뒤가 아니라 주문하기 전에 확인하는 것. 이미 들어간 주문을 다시 만들어 주는 곳은 없고, 결국 먹지 못할 접시와 어색한 침묵만 남습니다. 소스와 육수에 대한 두 가지 질문, 30초면 문제의 대부분이 사라집니다.
무엇을 주문할까: 거의 언제나 통하는 메뉴들
quán chay에서는 cơm chay를 고르세요. 쟁반에 밥과 채소 반찬 몇 가지가 함께 나오는, 가장 빠르고 싼 점심입니다. 그다음으로 안전한 순서는 이렇습니다. đậu hũ sốt cà, 토마토소스 두부. nấm kho, 후추를 넣고 조린 버섯. gỏi cuốn chay, 두부와 채소를 넣은 라이스페이퍼 롤. bánh xèo chay, 버섯과 숙주를 넣은 쌀가루 부침개. 그리고 phở chay와 bún riêu chay — 국수류의 채식 버전으로, chay 전문점에서는 채소와 버섯으로 국물을 냅니다.
서양식 메뉴에서는 기준이 다릅니다. 페스토 파스타, 채소 수프, 구운 채소, 메인으로 나오는 콜리플라워, 피자. 비건이라면 메뉴에 비건 버전이 없을 경우 치즈를 빼 달라고 하세요. 호박이나 비트 샐러드는 대체로 안전하지만 드레싱은 그래도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현지식으로 해석되면 거기에도 피시소스가 들어갈 수 있습니다. 디저트도 확인하세요. 버터와 달걀은 기본값입니다.
이걸로 평범한 하루를 짜는 법
아침이 가장 어렵습니다. 많은 quán chay가 일찍 열지만 점심때쯤이면 문을 닫고, 길거리 아침 식사는 대부분 고기 육수 기반입니다. 전날 과일과 빵을 사 두거나, 이른 아침부터 주방이 도는 곳으로 가는 편이 편합니다. 앞서 말한 Stockholm은 브런치를 07:30부터 14:00까지, 저녁을 14:00부터 22:00까지 냅니다. 여덟 시에 아침을 먹고, 현지 식당들이 쉬어 가는 오후 세 시에 어디서 먹을지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입니다.
커피 이야기. cà phê sữa đá에는 연유가 들어가므로 유제품을 먹는 채식에는 맞지만 비건에는 맞지 않습니다. cà phê đen(블랙)을 주문하거나 식물성 우유가 있는지 물어보세요. 원격으로 일하면서 점심을 책상과 같은 건물에서 해결하고 싶다면, 43 Lý Tự Trọng의 코워킹은 2층부터 4층까지 씁니다. 핫데스크는 하루 80.000 VND부터, 고정석은 월 1.500.000 VND부터이고 비스트로는 1층에 있습니다. 자리가 있는지, 메뉴에 무엇이 들어가는지는 +84 766 436 363으로 물어볼 수 있습니다.
몇 주가 지나면 이 모든 게 더 이상 퀘스트가 아니게 됩니다. 문장 세 개를 외우고, 길 건너편에서도 chay 간판을 알아보고, 사진 없는 메뉴판이 무섭지 않아집니다. 나트랑은 생선의 도시지만, 어떤 단어를 먼저 꺼내야 하는지만 알면 채식주의자도 아주 편안하게 먹고 지낼 수 있습니다.